한진해운이 경인아라뱃길 컨테이너 노선을 접었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21일 215TEU급 <한서>(HAN SE, 1997년 건조)호의 경인항 입항을 끝으로 경인항-칭다오간 컨테이너노선(GQX)을 중단했다.
이 노선은 지난 2012년 2월2일 첫 출항한 뒤 아라뱃길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취항 2년만에 닻을 내리게 됐다.
한진해운측은 취항 이후 매 항차당 컨테이너 100개도 싣지 못할 만큼 화물적취율(소석률)이 좋지 않았다고 서비스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한서>호의 컨테이너 만재화물 수송능력이 206TEU인 점에 비춰볼 때 평균 적취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컨테이너선박의 바닥을 자르는 개조작업까지 불사하며 이 노선에 의욕을 보였던 한진해운은 결국 누적되는 운항적자에 손을 들고 말았다.
이 노선은 당초 계획과 달리 경인아라뱃길의 또다른 화물부두인 김포터미널 취항은 화물 집화의 어려움으로 2~3번 서비스 후 중단되는 등 취항 기간 내내 반쪽짜리 서비스로 진행돼 왔다.
실적 부진으로 당초 선복임대(슬롯차터) 방식으로 서비스에 참여했던 선사들도 이미 손을 뗐다.
처음 이 항로엔 운항사인 한진해운 외에 황해정기선사협의회 소속 국적선사 10곳이 참여했다. 컨테이너선사인 고려해운 동영해운 동진상선 두우해운 범주해운 팬오션(옛 STX팬오션) 천경해운 태영상선 흥아해운 등 9곳과 한중카페리선사인 위동항운 등이었다.
하지만 동진상선과 팬오션 천경해운 태영상선 등이 먼저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나머지 6개 선사도 지난해 연말과 이달 초를 기점으로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경인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해 지난 2년간 이 서비스를 진행해 왔지만 화물 영업이 쉽지 않았다”며 “한중항로의 선복과잉이 심각한 상황에서 신설항로가 채산을 맞출 만큼 적취율을 끌어올리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경인항 기점 노선은 중국 선사인 다퉁국제항운(EAS인터내셔널)이 운항하는 TIX 밖에 남지 않았다. 이 노선은 경인항과 중국 톈진(신강)을 잇는 컨테이너선 서비스로 316TEU급 <푸하이샹다>(PUHAI XIANG DA, 1994년 건조)호가 취항 중이다. 선복임대 선사로 소패스트(대리점 두우해운) 위동항운 푸하이항운(대리점 중국해운한국) 등 3곳이 참여하고 있다. 초창기 참여선사였던 톈진해운(TMSC)과 웨이하이웨이퉁해운은 중도 하차했다.
EAS 관계자는 “경인항 노선을 중단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수입화물은 괜찮은 편이지만 수출화물은 아직까지 안정권까지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현재 TIX는 수입화물은 항차 평균 170~180TEU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출화물은 100TEU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